OUTDOOR_SCHOOL 2016.11.07

서울세계불꽃축제와 함께한 한강 나이트 카약 체험
By 정철훈 (여행작가)

카약과 카누는 패들의 모양으로 구분한다, 배를 젓는 노의 날이 한쪽에만 있으면 카누, 양쪽 모두에 있으면 카약이다. 보트의 모양은 카약과 카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 네파 아웃도어스쿨 시즌 4, 다섯 번째 도전은 카약이다.그것도 야심한 밤에. 이름하여 나이트 카약.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의 향연은 덤이다.

네파 VIP 고객 36명이 체험 장소인 노들섬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오후 4시. 청명한 하늘처럼 모두 밝은 표정이다. 아니 조금은 상기돼 보인다. 그럴 만도 하다. 한강에서 카약 체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데, 오늘은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 날이 아닌가. 카약을 타고 한강으로 나가 화려한 불꽃 쇼를 구경할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카약체험은 안전교육으로 시작됐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카약 초보자이다 보니 안전교육을 포함한 카약교육은 이동코스와 카약 조작법 그리고 비상 시 대처요령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담았다.

사실 카약 조작법이란 게 별 게 없어 보이기도 한다. 누구 말마따나 앞으로 저으면 앞으로, 뒤로 저으면 뒤로 가는 게 카약이기 때문이다. 한데, 무작정 노를 젓는다고 카약이 똑바로 나갈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카약에 탑승한 두 사람의 호흡이 맞지 않거나, 패들 잡은 손의 균형이 깨지면 배는 말 그대로 산으로 갈 수도 있다. 패들링, 즉 노를 젓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양쪽 끝에 날이 달린 패들은 어깨 넓이로 잡고, ‘8’자를 그리듯이 오른쪽과 왼쪽의 물을 번갈아 밀어내야하는데, 보는 것처럼 쉽지가 않다.

카약에는 상대적으로 힘이 센 사람이 뒷자리,

신그러니까 선미 쪽에 앉는다. 앞으로 나아갈 때도 그렇지만 방향을 틀 때, 선수보다 선미에서 작용하는 힘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카약에서 힘만큼 중요한 게 두 사람의 호흡이다. 교관의 말처럼 호흡이 맞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한자리에서 맴돌다 체험이 끝날 수도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면 이제는 방향 전환을 배울 차례

신호등 없는 물 위라고 해서 무조건 직진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강폭이 넓은 곳에서라면 원하는 방향으로 패들링을 하면 되겠지만, 제자리에서 재빨리 회전을 해야 할 경우에는 나름의 요령이 필요하다. 방법은 선미에 앉은 사람이 돌고자 하는 방향으로 후진을 하고, 선수에 앉은 사람이 돌고자 하는 반대편에서 전진을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오른쪽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려면, 뒷사람은 오른쪽에서 후진, 앞사람은 왼쪽에서 전진을 하면 된다는 얘기다. 자칫 방향 전환이 서툴러 코스에서 이탈하면 물살이 강한 강 중심부 혹은 수초가 무성한 강 언저리로 흘러갈 수도 있다. 육지에서 30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카약을 이동 시켜야 하는 이유도 물살이 센 강 중심부와 수초가 많은 강 언저리를 피하기 위해서다. 안전요원이 체험시간 내내 동행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코스를 이탈한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카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조작법, 특히 방향을 전환하는 요령은 빠른 시간 내에 몸에 익히는 게 좋다.(솔직히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좌로 우로 몇 번 방향 전환을 시도해 보면 어렵지 않게 적응이 된다.)

구명조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6시. 물에 옷이 젖지 않도록 구명조끼 안에 우비도 꼼꼼히 챙겨 입었다. 서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발광등도 구명 조끼에 부착했다. 몸도 충분히 풀어줬으니, 모든 준비는 끝난 셈이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짧은 시간동안 ‘비상 상황에는 패들을 위로 높이 들라’ 거나, ‘카약끼리 충돌할 때는 억지로 밀어내지 말고 그냥 부딪히라’는 등의 내용을 곱씹어 본다. 교육을 담당했던 교관은 카약끼리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 ‘카약은 무게 중심이 낮기 때문에 상대 카약을 밀어내기 위해 상체를 심하게 움직이면 자칫 카약이 전복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었다. 아웃도어 활동의 기본은 안전. 명심 또 명심이다.

이제 본격적인 탑승 시간

한데 막상 패들을 챙겨들고 카약에 오르려니 슬슬 걱정이 밀려든다. 애써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쉽지가 않다. 물과 그다지 친한 성격이 아닌데다가 물 위에 떠 있는 뭔가를 운전해 본 기억은 몇 해 전 한탄강유원지에서의 오리배가 전부이니 걱정이 안 된다면 그게 되레 이상한 일일 터. 그래도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 하지 않겠는가. 패들을 잡은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탑승 완료. 마침내 출발이다. 카약 한 대에 두 명씩 탑승을 했다. 선수에는 여성 참가자들이, 선미에는 남성 참가자들이 각각 자리를 잡았다. 카약에 몸을 싣고 보니 생각보다 롤링이 심하다. 몸의 작은 움직임에도 카약이 크게 출렁인다. 중심을 잡고 앉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다. 오리배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카약이다.

카약 체험은 노들섬 주변에서 진행됐다

일단 패들 사용법에 익숙해지는 게 관건. 땅에서 연습할 때는 곧잘 됐는데, 막상 카약에 올라 패들을 손에 쥐고 보니 영 어색하다. 앞에 탄 동승자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하나둘 하나둘, 왼쪽 오른쪽, 구령까지 붙여가며 호흡을 맞춰보지만 배가 자꾸 한쪽으로 쏠린다. 고정돼 있지 않은 패들을 오른쪽 왼쪽 폼 나게 젓는 게 녹록치가 않다. 그래도 물의 흐름을 탄 뒤로는 한결 수월해졌다. 아니 솔직히 ‘어라, 이거 뭐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카약이 앞으로 쑥쑥 잘 나간다. 큰 힘 들이지 않아도 카약은 물살과 바람에 떠밀려 스스로 흘러갔다. 말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하지만, 배를 유턴시킨 순간부터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달라도 어찌 이리 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카약의 움직임이 더디다. 물살을 거스르는 것도 힘든데, 바람까지 안고 가려니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아무리 노를 저어도 도통 앞으로 나가는 것 같지가 않다. 패들링을 잠시라도 멈추면 보트는 여지없이 뒤로 혹은 옆으로 제 마음대로 움직였다. 마음과 달리 ‘빨리, 빨리’ 앞으로 나갈 수 없었던 건 정말이지 체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래도 역시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카약이 제법 그럴 듯 하게 수면 위를 이리저리 오간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전환도 척척이다. 그렇게 카약 타는 재미에 푹 빠져있는 사이 한강에도 어둠이 짙게 내려앉았다. 이제는 좋은 자리를 잡아야한다. 왜? 잠시 뒤면 오늘 체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불꽃 쇼가 시작될 참이니까. 참석자들은 제각각 자리를 잡고 주최 측이 준비한 저녁으로 배를 채웠다. 물결 따라 흔들리는 카약에서의 저녁식사라니 이 얼마나 멋진 만찬인가. 그리고 한순간, 검은 도화지에 오색 물감이 흩어지듯 밤하늘이 환하게 빛났다. 쉴 새 없이 솟아오른 빛의 궤적은 거대한 꽃으로 피었다가 사그라들기를 반복한다. 2시간 동안 펼쳐진 불꽃쇼는 그렇게 하늘에서 강에서 아름다운 빛을 뽐내며 네파 가족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가을밤의 아름다운 추억을.

TAG서울세계불꽃축제,한강,나이트카약,구명조끼,선착장,가을밤,불꽃쇼,물결

조회 11176 |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네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달기
0/15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