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_school 2016.12.21

세계가 인정한 매력적인 대자연을 누비다, 제주 라이딩 캠프By 정철훈 (여행작가)

제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을 3개나 품은 곳이다.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로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으며, 2010년에는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우도 등 12개 명소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선정 세계지질공원 타이틀을 달았다. 네파 아웃도어스쿨 2016, 여섯 번째 도전은 전 세계인이 인정한 경이롭고 매혹적인 대자연을 품은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의 라이딩 캠프다.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한비행기가 40여 분 만에제주공항에 닿았다

집에서 공항까지 자동차로 50분 정도 걸렸으니, 짧아도 너무 짧은 비행시간이다. 하지만 제주 바다를 벗 삼아 라이딩을 하고, 또 그 바다를 곁에 두고 캠핑 할 생각을 하니 되레 그 짧은 비행시간이 고맙기만 하다. 아니 솔직히 그 시간마저도 길게 느껴진 게 사실이다. 비행기가 내륙을 벗어나 바다 위를 지날 때부터 마음은 이미 자전거에 몸을 싣고 신나게 제주 해안을 달리고 있었으니까. 공항에 모인 네파 가족고객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공항 로비에 모인 참가 가족들의 얼굴은 마치,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풍날 아침을 맞은 초등학생의 얼굴, 딱 그 모습이었으니까. 이번 네파 아웃도어스쿨 제주 라이딩 캠프에는 네파 VIP 가족고객 8팀, 총 16명이 참여했다.

제주도에 왔으니,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해안도로를 따라 멋지게 라이딩을 즐긴다? 아니다. 그럼 돌하르방 옆에서 인증 샷 한 컷? 아니다. 여행의 시작은 역시 맛난 식사. 누차 강조하는 얘기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그럼 오늘의 메뉴는? 바다내음 가득 담긴 갈치조림과 성게 미역국. 혹, 갈치조림이나 미역국 정도는 동네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것 아니야? 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결단코 아니다.

왜? 여기는 제주도니까

제주에서 갈치라고 하면 몸통이 최소 어른 손바닥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낚시꾼들이 드래곤급이라고 부르는 정도는 되어야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아닌 게 아니라 얼큰하게 조려낸 국물에 살포시 몸 담근 갈치가 딱 그 정도다. 거짓말 조금 보태 냄비 속에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았다고 해도 믿을 정도. 성게 미역국은? 이건 정말 설명 불가다. 우리가 집에서 흔히 끓여먹는 미역국과 성게 미역국의 같은 점이라면, 미역이 들어갔다는 것밖에 없다. 꽃게 알처럼 큼직한 성게가 듬뿍 들어간 성게 미역국은 정말이지 먹어봐야 한다. 그러니까. 백문이불여일견, 아니 백문이불여일미라는 말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식’ 을해결했으니 이제는 ‘주’ 를 해결할 차례

이번 네파 아웃도어스쿨 제주 라이딩 캠프는 라이딩과 캠프를 합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박2일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바다 건너 제주까지 와서 당일로 라이딩만 즐기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 해서 잠자리는 필수다. 내 집은 내가 짓는다는 아웃도어스쿨의 취지에 따라 참여 가족에게는 가족 당 한 동씩의 텐트와 침구류, 의자 등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주어졌다. 여기까지가 주최 측인 네파의 몫. 그럼, 텐트를 설치고 잠자리를 마련하는 일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캠핑 초보인 점을 감안해 아웃도어 전문 도우미들이 언제든 지원 사격 나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집을 못 지어 한뎃잠 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오늘의 베이스캠프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김녕해수욕장이다. 바닷가에서 조금 뒤로 물러선 곳에 위치한 캠핑장은 해변과 달리 풀이 적당히 자라 아늑한 분위기다.

두 팔 걷어붙인 아빠와 남편들이 나름(?)의 능력을 발휘하는 동안, 나머지 가족들도 부지런히 손을 보탠 덕분에 사이트는 생각보다 빨리 구축할 수 있었다. 8동의 텐트가 해변을 배경으로 둥글게 자리를 잡고보니 제법 그럴싸한 베이스캠프가 완성됐다.

해변 라이딩은김녕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월정리해변까지 다녀오는 코스

제주도의 북쪽 해안을 대표하는 두 개 해변을 잇는 이 코스는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 가운데 하나다. 물론 자전거길이 잘 갖춰져 라이딩을 즐기기에도 최고다.왕복 9km 정도의 짧은 구간이지만, 제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달리기에 이 길만큼 훌륭한 라이딩 코스도 없지 싶다.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오늘 타게 될 자전거와 코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자전거는 사전에 참가자들의 신장에 맞춰 미리 준비가 됐다.라이딩 전 안장의 높이를 조절하고 브레이크와 기어 작동 여부도 꼼꼼히 체크했다. 안장 높이는 자신의 골반 높이에 맞추면 크게 무리가 없지만, 조금 더 세세하게 조절하려면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페달을 가장 아래로 내린 뒤 발 뒤축에 페달이 닿도록 조정하면 된다.

헬멧과 장갑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마침내, 출발. 바람 많은 제주답게 제법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라이딩을 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 이 정도 바람은 문제될 게 없다. 가을의 끝자락임에도 길섶에서 억새가 하늘거리고, 옥빛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제주 바다가 눈앞에 끝없이 펼쳐졌는데, 이깟 바람이 무에 대수겠는가. 아빠와 딸, 아들과 아빠가 나란히 호흡을 맞춰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도, 자전거 못 타는 아내를 위해 기꺼이 두 사람 몫의 페달을 밟는 남편의 모습도, 제주의 이국적인 풍경만큼 아름답다. 곧게 뻗은 길은 그렇게 부지런히 달려, 멀리 키 큰 풍력발전기들이 눈에 들어올 즈음, 맥주 거품처럼 하얀 파도를 연신 밀어내는 월정리 해변이 모습을 드러냈다. 월정리 해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건 붉은 노을이 하늘을 온통 물들이던 저녁 무렵이었다. 노을이 물러간 자리에 어둠이 빠르게 스몄다. 텐트 앞에 설치한 랜턴에 서둘러 불을 밝히니 분위가 한층 오붓해졌다.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불놀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캠프파이어 말이다. 치즈닭갈비와 부대찌개, 궁중떡볶기로 푸짐하게 저녁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 건 바로 주최 측에서 마련한 화로 덕분이었다. 바다와 모닥불. 추억을 돋우기엔 최상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이 지긋한 중년 참가자들도 한껏 상기된 표정이다. 마치 학창시절 수학여행 떠나온 그날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던 대화와 웃음 그리고 또 웃음. 그 끝에 마주한 건 진한 커피 향만큼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은 하얀 별들이었다.

이튿날은교래 자연휴양림 개별트래킹을 하고 해녀박물관을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계란후라이와 빵, 라면 등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사이트를 정리했다.김녕해수욕장에서 20km 남짓 떨어진 교래 자연휴양림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교래 자연휴양림은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에 위치했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이다. 트레킹은 휴양림 안에 조성된 3.5km의 오름 산책로를 다녀오는 코스로 정했지만, 개별 트레킹인 만큼 각자 자유롭게 원하는 코스를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오름은 ‘작은 산’을 가리키는 제주 방언으로 설문대할망이 제주도와 육지를 잇기 위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 틈새로 한줌씩 떨어진 흙덩이가 오름이 되었다는 전설에서 알 수 있듯 돌하르방과 더불어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원시림 같은 숲길을 따라 1시간 정도 오르니 하늘이 활짝 열리며 곶자왈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물결처럼 흘러가는 작은 오름들 뒤로 우뚝 솟은 한라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기분 좋게 땀 흘린 뒤 먹는고기만큼 맛있는 게 또 있을까

제주 먹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흑돼지 불고기를 점심 메뉴로 준비한 건 그래서다. 제주 해녀박물관을 마지막 일정에 넣은 건, 이번 행사에 함께한 아이들에게 제주 해녀 문화에 대해 알려주고,

또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었는데,우연인지, 아니면 정말 네파 아웃도어스쿨 참가자들의 간절한 바람 덕분인지, 행사가 마무리된 다음 날인 12월 1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11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제주 해녀 문화가 공식적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 기쁨 소식 들려왔다. 제주의 바다를 달리고, 숲을 누비며 보냈던 네파 아웃도어스쿨 제주 라이딩 캠프는 이래저래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TAG제주도,라이딩,캠프,한라산,성산일출봉,제주바다,돌하르방,갈치조림,김녕해수욕장,월정리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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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osaur*** 2016년도 마지막에 딸아이와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와서 정말 좋아습니다 특히 여려가지로 신경을 써주신 스텝분들 정말 감솨드립니다...광주참석자 2017-03-05 21:01:22